처음 차트를 배웠을 땐 단순했다.
고점과 저점, 이동 평균선, 거래량.
패턴을 외우고 나면 어느 지점에서 들어가야 하고,
어디서 나와야 하는지 어느 정도는 보였다.
하지만 막상 실전 매매에 들어가면
그 모든 게 다 흐릿해진다.
분명히 차트는 경고하고 있었다.
과열 구간이라는 걸, 거래량이 줄고 있다는 걸,
저항선에 닿았다는 걸.
그런데도 나는 “이번엔 다를 거야”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결국 손절했고, 손실은 쌓였다.
생각해보면, 차트는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거짓된 건 내 판단이었고, 내 희망이었고,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눈이었다.
가장 위험한 건 ‘차트는 나를 속이지 않는데, 나는 나를 속인다’는 것이다.
“지금 들어가야 안 놓쳐”
“이 정도 눌림은 금방 회복되겠지”
“내가 보기엔 이건 그냥 흔들기야”
그런 생각들은 대부분
내가 이미 진입하고 싶다는 감정에서 나온 결론이었다.
이미 진입하기로 마음 먹은 뒤에,
그걸 정당화하기 위해 차트를 보는 거다.
이런 매매를 반복하면,
차트를 공부할수록 오히려 손실이 커진다.
지식이 늘어날수록
합리화도 정교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나는 다르게 접근하려 한다.
차트를 믿되, 내 감정을 더 의심한다.
차트는 언제나 정보를 주고 있지만,
그걸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기술적 분석은 도구일 뿐이다.
결국 매매를 결정짓는 건
내가 얼마나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는가다.
차트는 늘 말하고 있다.
지금 시장이 과열인지,
여기가 저점인지,
혹은 기다려야 할 때인지.
내가 해야 할 일은
그걸 듣고도,
내 욕심을 잠시 내려놓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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